본문 바로가기
thought.log

#007 개발자 문화

by malda 2017. 7. 22.

# 저작권 자유 이미지 출처 by Unsplash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문학적인 능력도 뛰어난 임백준 형님의 대살개문을 읽고 느낀 점을 적고자 한다. 아직 1/3정도 읽었기 때문에 이후 느낀 부분이 더 생기면 추가로 쓸 생각이다. 책 초반에는 주로 개발자 문화에 대해 얘기하는데 흥미로운 두가지가 있어서 내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 대한민국을 살리는 개발자 문화


첫번째, 개발자의 개발 생산성 


개발자의 개발 생산성평균 2~3시간 정도, 최대 5시간 정도라고 한다. 나도 회사에서 근무할 때 경험으로 충분히 공감가는 부분이다. 고객과의 미팅, 사내 개발 미팅, 그 외 일을 다하고 나면 업무 집중 가능 시간이 하루 평균 5시간정도 됬었다.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이 5시간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난 못했다. 평균 집중시간이 2~3시간이라 하지만 나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1시간도 집중할 수 없었다.

회사 내 분위기가 자유로웠기에 커피도 마시고, 기술 블로그도 보며 재충전 할 수 있었지만 회사에서 집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던거 같다. 일을 다하고 업무 시간에 공부 하려 하면 괜히 마음이 불편하여 이미 마친 업무에도 더 할 거 없나 보거나 이도 저도 못했었다. 아이.. 소심한 내 심장아....

또, 공부하고 있다 싶으면 주변에서 기가막히게 알아채고 불러 새로운 일을 부탁했다. 내 직장 동료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일하는지 안하는지 감지 센서가 있었나보다. 이런 덕분에 바빠서 바쁜, 안 바빠도 바쁜척하는 비효율적인 시간이 점점 많아졌던 것 같다. 

암튼 사설로 길어졌는데, 나는 집중되는 시간보다 이 집중 안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집중되지 않는 다는 것은 몸에서 휴식을 필요로 한다는 이유다. 따라서 이 시간에 강제로 개발을 진행한다면 결과는 질 낮은 코딩만 생산 할 뿐이다. 차라리 이시간에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를 것이라 생각하므로 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또한, 이 시간을 개개인에게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보장해주고 팀원들도 서로를 존중하는 회사 문화도 필요할 것 같다. 비록 당장 놀고 있는 것 같아 보일 지라도 회복의 시간으로 믿고 기다려주고 집중력이 회복됬을 때  그 팀원은 더 큰 보답을 할 것이라고 서로를 믿어주는 것. 물론, 자주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면 본인이 빨리 자각하고 집중력 방해되는 부분을 개선 해야겠지만 말이다.


두번째, 명확한 요구사항 문서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프리랜서 경험이 3번 있는데 그때도 모호하고 정리되지 않은 추상적인 요구사항 정의서가 참 많았다는 것이다. 물론, 짧은 시간 고객의 니즈를 일일히 파악하기 어렵고, 기술적 가능 여부도 불확실 하기 때문에 추상적으로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 이유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모호하고 추상적인 요구사항 문서가 불어 닥칠 미래는 재앙이나 다름 없다.

제품을 기획한 고객은 초반에 어떻게 개발이 진행되는지 신경안쓰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텐데, 사실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고객은 항상 바쁘다. 오픈 날짜나 마감 날짜가 되면 바쁜 일들을 마친 고객은 그때서야 제품을 자세히 볼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그때서야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거나 본인 생각과 다르게 개발된 부분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한다. 멘붕이 온 개발자는 지금까지 우아하게 만든 코드를 갈아 엎고 얼마 남지 않은 완료시간에 맞춰 기능 구현에 급급한 코딩을하기 시작한다. 그 이후 추가요구사항에 따른 막 코드 개발의 무한 반복...

오픈을 어찌 어찌 끝내지만 유지보수는 누가 감당해야할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 나라에서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만들 수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과거 조선시대 때부터 이어져온 기술 천시 풍토, "그깟 개발 그냥 몇일 밤새면 되지”라는 관리자의 태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 깊숙히 깔려 있는 개발을 천시하는 문화가 달라지지 않는 한 이 문화가 앞으로도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최근 알파고나 딥러닝, 머신러닝의 영향으로 기술, 소프트웨어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진 것을 느낀다. 물론, 개발의 난이도 역시 극도로 올라갔다는 것이 느껴진다. 앞으로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이 부정적인 문화까지 바꿀 수 있기를 기대 해본다.


Thanks Photo by Liam Pozz on Unsplash

'thought.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금딸의 효능  (13) 2017.09.27
#008 시행착오  (0) 2017.08.14
#006 패배자의 한풀이  (0) 2017.07.21
[영화] 쿼바디스  (0) 2017.07.12
[영화] 해피 이벤트 후기  (0) 2017.07.09